이력서검토하는 어려움, 화이트보드에는 손코딩이 필요하다

이력서 100장 검토하고 깨달은 베트남 진짜 인재 구별법

베트남에서 IT 인재를 구인한다는 것,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와 같습니다. 아니, 더 정확히는 모래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소금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채용 공고를 올리면 하루에 이력서가 20통씩 날아옵니다. React, Node.js, Python 풀스택 가능, 영어 유창, 일본어 가능… 스펙만 보면 실리콘밸리 급입니다. 하지만 면접을 보면? ‘Hello World’도 못 짜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5년간 수백 장의 이력서를 검토하면서 깨달은 건 하나입니다. 베트남 채용 시장에서는 이력서를 믿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력서는 소설입니다

베트남 구직자들의 이력서는 화려합니다. 참여 프로젝트 목록을 보면 혼자서 구글을 만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물어보면 “팀원이 했다”, “나는 참관만 했다”고 실토합니다.

학력 위조나 경력 부풀리기도 흔합니다. 졸업장 사본은 포토샵으로 조작하고, 레퍼런스 체크는 친구 전화번호를 적어냅니다. 실제로 저는 지원자의 전 직장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가 “그런 직원 없었습니다”라는 답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전 직장 HR 담당자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거는 철저한 레퍼런스 체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화상 면접도 믿을 게 못 됩니다

코로나 이후 화상 면접이 일반화됐지만, 베트남에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났습니다. 화면 밖에서 친구가 코드를 불러주거나, 듀얼 모니터에 정답을 띄워놓고 읽는 경우도 봤습니다. 심지어 면접 도중 화장실을 다녀온다며 자리를 뜨고, 돌아와서 갑자기 막힌 문제를 술술 푸는 황당한 상황도 있었습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오프라인 코딩 테스트입니다. 회사로 불러서 인터넷 끊고 화이트보드에 손코딩을 시켜보세요. 진짜 실력자는 당황하지 않고 로직을 설명합니다. 가짜들은 “기억이 안 난다”, “집 컴퓨터에 소스가 있다”며 핑계를 댑니다. 기본적인 알고리즘 문제 하나만 풀어보게 해도 실력이 바로 드러납니다.


영어 점수보다 태도가 중요합니다

토익 점수가 높다고 영어를 잘하는 게 아닙니다. 베트남 영어는 억양이 독특해서 처음엔 알아듣기 힘듭니다. 하지만 문법이 틀려도 자신 있게 말하고, 모르는 건 다시 물어보는 적극적인 태도가 훨씬 중요합니다.

기술 스택은 가르치면 됩니다. 하지만 인성이나 태도는 못 고칩니다. 면접 때 시간 약속을 지키는지, 질문에 성실히 답하는지, 눈을 맞추고 이야기하는지 유심히 관찰하세요.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그 사람의 업무 태도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면접 당일 연락 없이 노쇼하는 지원자도 꽤 있는데, 이런 사람은 입사 후에도 똑같이 행동합니다.


수습 기간 2개월을 검증 기간으로 쓰세요

베트남 노동법상 수습 기간은 최대 2개월입니다. 이 기간 동안 급여의 85%만 지급해도 되고, 해고도 자유롭습니다. 많은 한국 법인장들이 이 기간을 교육 기간으로 쓰는 실수를 합니다. 검증 기간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실무 과제를 주고 팀원들과의 협업 능력을 평가하세요. 아무리 코딩을 잘해도 팀 분위기를 망치거나 책임감이 없으면 과감히 내보내세요. 수습 기간이 끝나고 정식 계약을 맺으면 해고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베트남 노동법은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어서, 부당해고로 노동청에 신고당하면 회사가 거의 집니다.


채용은 시스템입니다

좋은 인재를 뽑는 건 운이 아닙니다. 깐깐한 검증 시스템이 만든 결과물입니다. 이력서 검토 → 레퍼런스 체크 → 오프라인 코딩 테스트 → 수습 기간 검증까지, 이 네 단계를 철저히 지키면 채용 실패 확률이 현저히 줄어듭니다.

베트남 채용 시장은 정글입니다. 이력서의 화려함에 속지 말고, 진짜 실력을 꿰뚫어 보는 눈을 기르세요. 그게 베트남에서 좋은 팀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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