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베트남의 퇴근시간

베트남에서 ‘빨리빨리’가 통하지 않는 이유

“내일 오전까지 급하게 좀 부탁해.”

한국 직장인이라면 익숙한 말입니다. 야근은 선택이 아닌 필수, 상사가 시키면 군말 없이 하는 문화. 하지만 베트남 법인장으로 부임한 첫날, 이 말 한마디로 낭패를 봤습니다.

오후 5시 30분, 퇴근 시간 1분 전이었습니다.

팀장급 직원을 불러 내일 아침까지 자료 수정을 부탁했습니다. 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가방을 메고 있었습니다.

“Sorry, Boss. My wife is waiting.”

그는 5시 30분 정각에 칼같이 사라졌습니다. 분노가 치밀었지만, 1년 뒤 깨달았습니다. 틀린 건 그들이 아니라 저였다는 걸요.


가족이 먼저입니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가족은 종교 이상의 가치입니다. 점심시간에 집에 가서 밥을 먹고 오거나, 아이 픽업을 위해 4시에 퇴근하는 걸 당연하게 여깁니다.

“회사가 살아야 가정도 산다”고 설득하려 들지 마세요. 그들에게 회사는 돈을 버는 수단일 뿐, 삶의 목적이 아닙니다. 야근을 강요하면 다음 날 사표가 책상 위에 놓여 있을 겁니다.


체면(Face)을 건드리지 마세요

공개적인 자리에서 직원을 꾸짖으면 그 직원은 모욕감을 느끼고 회사를 그만둡니다. 심지어 동료들까지 줄줄이 퇴사할 수 있습니다.

피드백은 반드시 1:1로, 부드럽게 해야 합니다. “너 이거 틀렸어”가 아니라 “이 부분은 이렇게 하면 더 좋지 않을까?”라고 돌려 말해야 합니다. 한국식 ‘갈굼’ 문화는 여기서 통하지 않습니다.


느림 속의 신중함

한국인은 일단 저지르고 수습하는 스타일이죠. 베트남인들은 다릅니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안 건너기도 합니다. 답답해 미칠 지경일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느림 속에는 신중함이 있습니다. 한번 정해진 룰은 철저히 지키고, 문서화된 프로세스를 중시합니다. “아 몰라, 그냥 해!”라고 밀어붙이면 사고가 터집니다.

그들의 속도를 존중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입니다.


빨리빨리 버리고 함께 가는 법을 배우세요.

당신이 한국에서 얼마나 잘나가는 리더였든 상관없습니다. 베트남에서는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리더만이 살아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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